여행기/독일-스위스, 파리(자전거)

[독일-스위스, 파리] E01 - 열사의 사막 사우디에서 유럽으로

July 11 2012, PM 02:00 at Yanbu in the Kingdom of Saudi Arabia

오늘은 그 동안 그렇게 기다렸던 유럽으로의 자전거 여행을 가는 날이다. 사우디의 Yanbu에서 Jeddah로 가는 비행기는 오후 8시... 여유 있게 오후 3시정도에 숙소로 가서 자전거를 분해하고 가면 되겠다는 생각은 왠걸... 발주처인 Marafiq의 Operating Engineer인 Mr. Sulaiman이 오늘 오전까지 Confirm해 주기로 한 문서를 2시까지 주지 않는다...

조금씩 기다림에 초조해져 갈 무렵 누군가가 날 뒤에서 두드린다... 뒤를 돌아 보니 Mr. Sulaiman이다... 따라오라고 하길래 졸랑졸랑 따라가니 차에 타란다... 갑자기 왠 차? 라는 생각은 잠시, 급한 건 나니까 일단 차에 탄다... 차를 출발시키려 할 무렵... PMC의 PM인 Mr. Berka가 차를 정문까지 태워 달란다... 가볍게 인사를 해주고 Mr. Berka를 정문에서 내려주고 나니 차가 시내를 향해 가기 시작한다... 왜 갑자기 날 태우고 시내를 가지? 이거 지금 어디가는 거지? 라는 생각을 잠시 하는데, 가벼운 신변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Mr. Sulaiman의 집이다...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 집에 들어가서 가지고 나온 건... 내가 기다리던 그 문서...!!! 오전에
"나 오늘 휴가가야 되는데, 그거 안 해주면 나 휴가 못 간다"
라고 징징거린 게 통한 듯, 고마운 마음과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 차를 타고 돌아와서 같이 사무실에 앉아서 업무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완료된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나니 4시...

재빨리 윗 분들께 인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이번 여행에서도 내 다리 역할을 해줄 2008년식 Scott Scale 70을 분해해서 가방에 넣는다.




시간이 6시쯤 되었을 무렵 TCN을 보내줄 줄 알았던 관리팀의 김과장이 자기가 차를 끌고 왔다... 오늘따라 시킬 TCN들이 다 나가서 자기가 직접 왔다는 김과장과 같이 Yanbu 공항까지 가니 불과 20분... 8시 45분 비행기인데... Boarding을 하고 나니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햄버거와 콜라를 먹는데... Saudia 항공도 Sky Team이라 마일리지 적립이 되는 걸 깜빡 했다... 뭐 얼마 안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출발 전 기념사진을 찍고 검색대 안으로 들어가는데, 가방 안의 속도계, 전조등, 후미등, 삼각대등에 관심을 가진다... 사우디는 날씨로 인해 자전거 문화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호기심을 가질 만한 상황, 차근히 설명을 해주고 검색대를 통과한 뒤 대기실에서 노닥거리다 처음 타보는 사우디 국내선을 통해 Jeddah 국제공항으로 간다...


July 11 2012, PM 10:00 at Jeddah in the Kingdom of Saudi Arabia

Jeddah 국제공항은 Domestic, International 관계없이 1층은 Arrival, 2층은 Departure다... 자전거가 나오길 기다려 엘레베이터를 이용해서 올라간다... 비행기 시간은 새벽 3시 5분... 충분히 여유 있는 시간이다... 밖으로 나가서 담배한대를 피고 Boarding하러 가니... 11시 이후부터 Air France 시간이다...

남는 시간 동안 환전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을 하고 지난달 휴가자에게 부탁해서 Saudi Riyal을 달러로 바꿔두었던 1200달러를 보니... 사실... 달러를 처음 본다... 그래서 100달러는 기념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1100달러만 바꾸려고 환전해 주는 사람에게 가니... 달러를 유로로 환전은 안되고 무조건 Saudi Riyal로만 환전이 된다고 한다... 아... 이거 뭐야... 라는 생각을 하고 가지고 있던 Saudi Riyal이라도 바꿔야지 생각을 하고 환전을 하고 계산을 해보니 23Saudi Riyal당 5유로다... 그래서 남아 있던 23Saudi Riyal을 주니 5유로를 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준다... 참... 산수 못한다...(나중에 곰곰히 생각해 보니 달러를 유로로 바꾸는 건 산수를 2번해야 되니 어려워서 못해준 듯...)

시간이 되어서 자전거를 가지고 가니 Yanbu 공항에서와는 달리 Boarding 해주는 직원이 멈칫 거리면서 뭐라고 떠든다... "아 뭐? 자전거 처음 봐?"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니 따로 확인할 사람을 불러야 하니 잠시 기다리란다... 10분을 넘게 기다려도 오지 않아 언제 누가 오냐고 했더니, Safety Manager가 와야 된다고 한다... 뭔 자전거 하나 때문에 Safety Manager 씩이나 오지? Saudia 항공보다 Air France가 훨씬 멍청하구나... 라고 생각하는데, 방금 안내해 준 직원이 오더니, 종이를 보여주며 바퀴 풀고, 핸들 수직으로 하고, 페달만 분리하면 된다고 해서 다른 건 원래 해두어서 페달을 풀고 다시 가방에 넣었는데, 직원이 Wrapping을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그게 나한테 더 좋다면서...

이제 슬슬 짜증이 나려고 한다... 자전거를 Wrapping을 하다니 제 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 직원은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싫다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다시 무게 재는 곳에 올려두니 자전거는 추가 요금이 있단다... 무게가 12kg밖에 안 나가고 크기제한에도 안 걸리는데 무슨 추가 요금이냐? 지금까지 자전거 가지고 일본 2번에 한국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한번도 추가 요금을 내 본 적이 없던 나는 이제 그냥 짜증이 난다... 그래도 실랑이 하기 싫어 알았다고 하는데... 이 놈의 Safety Manager가 온다... 딱 보니 유럽에서 온 Air France 직원처럼 생겼는데, Wrapping을 하란다...

무슨 Wrapping!!! 니네 규정서 보니까 Rule이 아니라 Recommend 더만!!! 규정서에 Rule이 아니라 Recommend라고 안 하겠다고 하니 그럼 비행기 못 태운단다... 아... 이런 병신같은 유럽출신 Air France 직원같으니... Wrapping했다가 자전거 망가지면 니가 책임질거냐?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냥 Wrapping하러 간다... 유럽 출신 병신이랑 싸우기 귀찮아서... 완전 짜증난 상태로 혼자서 "병신같은 유럽출신 Air France 직원"하면서... Wrapping하러 가서 보니... 아... 아까 Saudi Riyal을 전부 유로로 바꾼 게 생각나... 그 환전해주는 직원에게 다시 가서 유로를 Saudi Riyal로 바꿔서 요금을 내고 Wrapping을 하고 다시 가니 이제서야 Boarding을 해준다... 이번에는 마일리지 카드를 잊지 않고 줬더니 마일리지 적립까지 했다고 이야기 해준다...

Boarding을 하고 검색대를 지나가는 데... 이번에도 Yanbu공항에서와 같이 호기심 많은 검색대 직원에게 하나 하나 자전거 장구류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나니 통과시켜주는데, 아까 Boarding 해 준 직원이 오더니 자전거 요금을 안내고 와서 자전거가 짐칸으로 통과가 안 된다고 한다... 그럼 내가 지금 여기서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카드를 주면 자기가 결제하고 가져다 주겠단다... 그래서 카드를 주고 승객 대기실까지 와서 앉아 있으니 10분인가 지나니 핸드폰이 부르르 울면서 결제 문자가 날라온다... "역시 돈은 안 빼먹고 꼬박 꼬박 받아 먹는군..."이라는 생각을 하고 조금 있으니 카드를 가져다 준다... 그래도 친절하긴 하군.... 하고 시간을 보는데.... 이제 겨우 한시다...

하도 시달렸더니 비행기 시간이 다 되지 않았을까 했는데... 아직도 2시간이나 기다려야 비행기가 출발한다... 이제 비행기만 타면 되니 피로가 쏟아지면서 졸음이 온다.... 여기서 비행기를 놓칠 수 없어 화장실에 숨어서 담배 두 대를 피우고 잠이랑 싸우다 보니 2시가 넘어서면서 게이트가 열린다.... 바로 탑승한 뒤 자려고 게이트로 가니 아까 그 직원이 날 보고 자전거 짐 확인증을 준다... 굉장히 피곤해서 짜증이 많이 난 상태지만 그래도 난 예의 바른 한국인이라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내려가서 버스를 타고 있으니 조금 있다 출발을 하더니 비행기 앞으로 데려다 준다... 얼른 올라가서 자리에 가니 앞에는 아무 것도 없는 벽.... 옆에는 유럽산 남자애가 MP3를 듣고 있다... 짐칸에 짐을 올려두고 자리에 앉자마자 자전거로 인해 실랑이를 하느라 피곤했던 나는 여자애였으면 깨어 있었을텐데 남자애이므로 아무런 미련없이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스르르 잠이 든다...

Writed by 유튜브 못된새 White Sa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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