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일본의 여름을 맞이했을 때,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파랬는데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역 앞 자판기에서 캔 음료를 사서 한 모금 마셨을 때의 시원함과, 해 질 무렵 좁은 골목에서 들려오던 축제 음악 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무더위에 지치다가도 눈앞에 펼쳐지는 라벤더 밭과 밤하늘을 가득 채운 불꽃을 보고 나면, 그 더위마저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습니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알게 된 여름 일본의 매력과, 덥고 습한 날씨를 편안하게 보내기 위한 준비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본의 여름은 대체로 덥고 습하지만, 지역에 따라 기후와 풍경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여행 스타일에 맞는 목적지를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운 도시를 피해 시원한 고원으로 떠날 수도 있고, 태양과 바다를 그대로 즐기러 남쪽 섬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각종 축제와 불꽃놀이까지 더해지면, 같은 여름이라도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여행이 됩니다.

홋카이도에서 만나는 선선한 여름

일본 최북단에 있는 홋카이도는 본州(도쿄, 오사카가 있는 지역)에 비해 여름 기온이 낮고 습도도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장마의 영향도 비교적 적어서,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여행하기 좋습니다. 한낮에는 반팔을 입어도 덥지 않은 날이 많고, 저녁에는 얇은 겉옷이 필요할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삿포로는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로, 여름에는 오도리 공원 주변에 맥주 가든이 열려 시원한 맥주와 야외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도시 한가운데 넓은 공원이 있어 햇볕을 받으며 산책하기에도 좋고, 밤에는 조명이 켜진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늦은 시간까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후라노와 비에이는 여름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꽃 여행 코스입니다. 특히 7월 전후로는 보라색 라벤더 밭이 절정에 이르고, 주변의 꽃밭에서는 여러 가지 색의 꽃들이 줄지어 피어 있어 마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꽃밭 사이를 달리는 작은 관광 열차나 언덕을 따라 난 산책로를 걷다 보면, 도시의 무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습니다.

오타루는 운하와 옛 창고 건물이 인상적인 항구 도시입니다. 낮에는 운하를 따라 보트를 타거나, 유리 공예품 가게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신선한 해산물을 파는 식당도 많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식사를 즐기기 좋습니다. 아사히카와에는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기 좋게 설계된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있어, 가족 여행 일정에 넣기에도 좋습니다.

홋카이도에서는 드라이브 여행도 인기가 많습니다. 도로가 넓고 탁 트인 경치가 이어져, 창문을 열어 두고 달리기만 해도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단, 지역에 따라 아침저녁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한여름이라도 얇은 긴팔을 준비해 두면 더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 알프스에서 즐기는 고원 하이킹

일본 알프스라 불리는 나가노현, 기후현 일대의 산악 지역은 고도가 높아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한 편입니다. 습한 공기 대신 맑고 차가운 산바람이 불어와, 걷기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줍니다.

가미코치는 잘 정비된 산책로와 아름다운 강, 산이 어우러진 고원 리조트 지역입니다. 차는 지정된 구역까지만 갈 수 있고, 그 이후부터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해서 자연 보호가 잘 되어 있습니다. 에메랄드빛 강과 맑은 물에 비친 산의 모습, 나무 데크로 이어진 산책로 덕분에 길지 않은 코스만 걸어도 충분히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다카야마는 전통적인 목조 가옥이 남아 있는 옛 거리가 유명한 도시입니다. 아침에는 시장에서 신선한 농산물과 간단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고, 낮에는 옛 거리를 느긋하게 거닐며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름이라고 해서 항상 시원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 산간 지역으로 조금만 나가면 훨씬 쾌적한 기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라카와고는 눈 덮인 겨울 풍경이 특히 유명하지만, 여름에는 초록빛 논과 산, 전통 가옥이 어우러진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합장집이라 불리는 갓쇼즈쿠리 양식의 집들이 줄지어 서 있고,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면 초록색 지붕 위로 여름 햇살이 내려앉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마을 안쪽은 다소 덥게 느껴질 수 있지만, 주변 산과 계곡으로 이동하면 한층 시원해집니다.

이 지역에서는 하이킹과 가벼운 등산, 온천 등이 인기가 많습니다. 다만 여름이라도 산에서는 날씨가 갑자기 바뀔 수 있으니, 비가 올 때를 대비한 우비나 가벼운 방수 재킷을 가져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오키나와에서 즐기는 바다와 여름

여름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남쪽의 오키나와를 떠올리게 됩니다. 오키나와는 일본이지만, 예전 류큐 왕국의 영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문화와 분위기가 본州와는 다릅니다. 바다는 맑고 투명한 에메랄드 색을 띠고, 해변 모래는 부드럽고 밝은 색이라 사진을 찍기만 해도 휴양지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나하는 오키나와의 중심 도시로, 국제거리를 따라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가 줄지어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거리가 더 활기를 띠며, 삼겹살처럼 구워 먹는 오키나와 요리나 돼지뼈를 우려 낸 국물 요리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슈리성은 화재로 인해 일부가 소실되었다가 복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주변 지역을 통해 류큐 왕국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수족관으로, 거대한 수조 안을 유유히 헤엄치는 고래상어와 만타가 장관을 이룹니다. 햇볕이 강한 한낮에 실내에서 바다 생물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내기 좋고, 부근 해변과 공원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습니다.

케라마 제도는 오키나와 본섬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섬들로, 물빛이 특히 맑고 투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운이 좋으면 바다거북과 같은 해양 생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본섬 곳곳에도 만좌모, 코우리섬 등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해변이 많아, 이동하면서 다양한 바다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에서는 해수욕, 스노클링, 다이빙뿐만 아니라 카약, 패들보드 같은 해양 스포츠도 즐길 수 있습니다. 햇볕이 매우 강하므로 모자와 선크림, 래시가드 등 자외선 차단용 의류를 준비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여름축제와 불꽃놀이의 열기

일본의 여름을 이야기할 때 축제와 불꽃놀이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거리에는 노점이 늘어서고, 북소리와 음악이 들려오며, 밤하늘에는 형형색색의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유카타를 입고 거리에 나와 축제를 즐깁니다.

교토의 기온 마츠리는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여러 행사와 의식이 이어지며, 특히 거대한 수레 모양의 장식 수레가 거리를 행진하는 날에는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과 장식된 수레를 보고 있으면,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오사카의 텐진 마츠리는 강 위에서 진행되는 축제로 유명합니다. 배 위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강가에는 노점과 사람들로 가득 차 활기찬 여름밤을 만듭니다. 물가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도심 속에서도 조금 더 시원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도쿄에서는 스미다가와 불꽃놀이가 대표적입니다. 7월 말에 열리는 이 행사는 많은 사람이 찾는 만큼 인파가 굉장히 많습니다. 강을 따라 여러 구역에서 불꽃이 쏘아 올려져, 도쿄의 야경과 어우러진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이 외에도 8월 중순 오봉 시기를 전후해 일본 각지에서 크고 작은 불꽃놀이가 열리며, 일정만 잘 맞추면 여행 중 한 번쯤은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축제에 갈 때는 유카타를 빌려 입어 보는 경험도 재미있습니다. 많은 지역에서 유카타 대여와 착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진 촬영까지 함께 해주기도 합니다. 다만 더운 날씨에 두꺼운 허리띠를 두르기 때문에,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중간중간 그늘에서 쉬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도시의 여름을 보내는 방법

도쿄, 오사카, 나고야 같은 대도시는 여름에 특히 더 덥고 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도로와 건물에 열기가 머무르기 때문에, 한낮에는 바깥을 오래 돌아다니기보다 실내 중심으로 일정을 잡는 것이 편안합니다.

백화점, 쇼핑몰, 대형 서점, 미술관, 박물관 등은 대부분 에어컨이 잘 되어 있어, 잠시 더위를 피하기 좋습니다. 오전에는 비교적 기온이 낮으니 야외 활동을 하고, 가장 더운 오후 시간대에는 실내를 중심으로 이동한 다음, 해가 지고 나서 다시 거리를 둘러보는 식으로 동선을 짜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여름 한정 메뉴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차갑게 식힌 메밀국수나 냉 라멘, 빙수(카키고리), 수박과 멜론을 이용한 디저트, 빵 안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간식 등은 더운 날씨에 잘 어울립니다. 편의점에서도 얼음 음료나 차가운 디저트, 스포츠 음료를 쉽게 살 수 있어, 이동 중에 수분과 당분을 보충하기 좋습니다.

여름 일본 여행을 위한 옷차림

일본의 여름은 땀이 많이 나는 날이 많기 때문에, 옷차림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피로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옷은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것이 기본입니다.

반팔 티셔츠, 얇은 면이나 린넨 소재 셔츠, 통이 너무 좁지 않은 반바지나 치마, 여름용 원피스 등이 실용적입니다. 기능성 소재로 된 옷은 땀이 나도 빨리 마르고 몸에 달라붙지 않아 활동하기 편합니다. 오키나와처럼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지역이나 해변을 갈 예정이라면 수영복과 함께 가볍게 걸칠 수 있는 래시가드나 긴팔 셔츠를 준비해 자외선을 막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는 에어컨이 강하게 켜져 있는 편이라, 장시간 쇼핑몰이나 카페에 머물다 보면 오히려 추위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가방 안에 넣어 다닐 수 있는 얇은 가디건이나 긴팔 셔츠를 한 벌 정도 챙겨 두면 갑작스럽게 추운 상황에도 대응하기 좋습니다. 숙소에 잠옷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곳도 있으니, 편하게 잘 수 있는 얇은 잠옷이나 티셔츠도 있으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발이 편해야 하루가 편해지는 신발 선택

여행 중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걷게 됩니다. 특히 일본의 역과 역 사이, 큰 상업 시설 안에서 이동하다 보면 하루에 몇 만 보씩 걷는 날도 생깁니다. 그래서 신발은 보기 좋은 것보다 발이 편한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발에 잘 맞는 운동화는 기본이고, 통풍이 잘 되면서도 오래 걸어도 발이 아프지 않은 샌들이 있다면 매우 유용합니다. 비가 와도 금방 마르는 소재라면 더욱 좋습니다. 오키나와나 해변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물가에서 신을 수 있는 샌들이나 아쿠아슈즈를 함께 챙기면 편리합니다. 호텔 실내나 온천, 공용 샤워실에서 사용할 슬리퍼나 쪼리도 한 켤레쯤 있으면 좋습니다.

자외선 차단과 햇볕 대비

여름 일본의 햇볕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같은 시간 동안 밖에 있어도 피부가 금방 붉어지거나 타기 쉬우므로, 자외선 차단은 필수입니다.

선크림은 SPF와 PA 등급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고, 아침에 한 번만 바르는 것이 아니라 몇 시간에 한 번씩 덧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놀이를 한다면 방수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얼굴뿐만 아니라 목, 귀, 팔, 다리 등 노출되는 부위에도 골고루 발라야 합니다.

챙이 넓은 모자나 캡 모자는 햇볕을 직접적으로 막아 주기 때문에 꼭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선글라스는 눈을 보호해 줄 뿐 아니라 바닷가나 눈부신 도심 거리를 걸을 때 피로감을 줄여 줍니다. 양산 겸용 우산은 강한 햇빛을 가려 줄 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내릴 때 바로 사용할 수 있어 한 번에 두 가지 역할을 해 줍니다.

더위를 이기는 작은 도구들

요즘 여행객들 사이에서 휴대용 선풍기는 거의 기본품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충전식 소형 선풍기는 크기가 작지만, 줄로 목에 걸거나 손에 들고 다니면서 언제든지 바람을 쐴 수 있어 더운 길을 걸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손수건이나 작은 타월은 땀을 닦는 데 쓰일 뿐 아니라, 물에 적셔 목에 두르면 체온을 잠시 내려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일본 편의점에서는 피부에 붙여 사용하는 쿨링 시트나 쿨링 스프레이, 시원한 느낌을 주는 티슈 등을 쉽게 살 수 있어, 현지에서 필요에 따라 구매해도 좋습니다.

텀블러나 물병도 유용합니다. 일본에는 자판기가 많아 물과 음료를 쉽게 살 수 있지만, 텀블러를 하나 챙겨 다니면 여러 번 물을 채워 마시기 편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더운 날에는 목이 마르기 전에 미리 조금씩 물을 마시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꼭 챙겨야 할 기본 준비물

해외 여행의 기본인 여권, 항공권 정보, 숙소 예약 확인서는 미리 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전자 티켓과 모바일 예약 확인서를 휴대전화에 저장하는 것은 물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필요한 정보는 종이로도 한 번 인쇄해 두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카드 사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작은 식당이나 오래된 상점, 시골 지역에서는 현금만 받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와 함께 일정 금액의 엔화를 현금으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상비약은 각자 평소 체질에 맞는 것을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소화제, 해열제, 두통약, 멀미약, 일회용 밴드 등 기본적인 약을 소량씩 챙겨 두면 갑작스럽게 몸이 안 좋을 때 도움이 됩니다. 큰 문제에 대비해서는 여행자 보험 가입을 고려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

일본의 콘센트는 110V, 플러그 모양도 두 개의 평평한 핀이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한국의 220V 플러그와 모양이 다릅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충전기와 노트북은 전압을 자동으로 전환해 주므로 변압기가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플러그 모양을 바꿔 주는 어댑터(일명 돼지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조배터리는 휴대폰뿐 아니라 휴대용 선풍기 등을 함께 충전해야 할 때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전자기기를 여러 개 가지고 다닌다면, 각 기기에 맞는 충전 케이블을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진을 많이 찍고 싶다면 스마트폰 외에 카메라를 가져가도 좋고, 메모리 카드 용량도 여유 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비닐봉투나 방수팩은 젖은 옷을 따로 보관하거나, 물놀이를 할 때 휴대폰과 지갑을 물에서 보호하는 데 유용합니다. 갑자기 비가 올 때 가방 안 물건이 젖지 않도록 보호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습니다.

있으면 더 편해지는 여행 도구들

하루 일정에 필요한 물건을 담을 작은 백팩이나 크로스백은 이동할 때 유용합니다. 물, 선크림, 카메라, 우산, 간단한 간식 등을 넣고 다니기에 적당한 크기가 좋습니다.

산악 지역이나 시골, 여름 저녁 야외 활동이 많다면 벌레 퇴치제를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모기가 많은 계절이라, 노출된 피부에 뿌리거나 바르는 제품을 사용하면 물리는 일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렸을 때 가려움을 줄여 주는 연고나 패치도 함께 있다면 더 편안합니다.

간단한 일본어 표현이 적힌 회화집이나 번역 앱은 교통, 식당, 상점에서 의사소통이 막힐 때 도움을 줍니다. 일본어를 전혀 몰라도 기본적인 인사말과 감사 표현 정도만 기억해 두면, 현지인과 조금 더 따뜻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연결을 위해서는 eSIM이나 포켓 와이파이를 미리 준비해두면 좋습니다. 지도 확인, 교통편 검색, 번역 앱 사용, 티켓 예약 등 많은 일을 휴대전화로 처리하게 되므로 안정적인 연결이 있으면 여행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여름 일본 여행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점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탈수와 열사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조금씩 수분을 보충하고, 햇볕이 강한 한낮에는 가능한 그늘이나 실내에서 쉬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합니다. 모자와 양산, 선크림, 휴대용 선풍기 등을 잘 활용해 체온이 과도하게 올라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일본의 여름에는 장마와 태풍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대체로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는 장마철이라 비가 잦고, 8월과 9월에는 태풍이 접근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여행 일정을 잡을 때는 이 시기를 고려하는 것이 좋고, 출발 전과 여행 중에도 날씨 예보와 교통 정보를 자주 확인해야 합니다. 태풍이 올 때는 비뿐 아니라 강한 바람이 동반되므로, 야외 활동은 피하고 안전한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 방학과 오봉 기간에는 일본 내 여행객도 크게 늘어나 기차, 버스, 항공편, 숙소 등이 빨리 매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에는 이동 시간에 여유를 두고, 인기 있는 노선이나 숙박 시설은 최대한 빨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역과 공항, 관광지 주변이 붐빌 수 있으니, 대기 시간을 감안해 일정에 여유를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무더위와 갑작스러운 비,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여름 일본 여행에는 이 계절에만 만나 볼 수 있는 풍경과 분위기가 있습니다. 가볍게 땀을 흘리며 걷다가도, 어느 순간 좁은 골목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와 축제 소리에 발길이 멈추게 됩니다. 잘 준비하고, 몸 상태를 살피면서 일정을 조절한다면 더위 속에서도 잊기 어려운 기억을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