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이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던 어느 날, 국내 뉴스에서 한 태풍의 보도 뒤에 따라붙은 이름이 여러 나라의 협력을 통해 정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를 기점으로 저는 태풍의 이름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국제적인 절차를 거쳐 관리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 글은 그때의 호기심으로 시작해, 경험으로 얻은 이해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태풍 이름 짓는 방법 및 절차

주관 기관

태풍위원회는 북서태평양 지역의 태풍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국제기구로,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의 공동 기구입니다. 구성원은 14개 회원국으로 대한민국, 북한, 중국, 일본, 미국, 필리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홍콩, 마카오, 미크로네시아를 포함합니다.

이름 제출

각 회원국은 자국의 고유한 명칭을 총 5개씩 태풍위원회에 제출합니다. 따라서 14개 회원국이 제출한 총 이름 수는 70개가 됩니다. 제출되는 이름은 동물, 식물, 지명, 고유명사 등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습니다.

  • 예시(한국 제출 이름):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 예시(북한 제출 이름): 기러기, 도라지, 종다리, 버들, 갈매기

이름 목록 구성 및 사용

제출된 70개의 이름은 5개 조(Group)로 나뉘고, 각 조에는 14개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이 한 자리에 담깁니다. 태풍이 발생할 때마다 이 5개 조의 이름을 순서대로 사용합니다. 1조의 첫 이름부터 시작해 14번째 이름까지 사용한 뒤, 2조의 첫 이름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순환합니다. 5조의 마지막 이름까지 다 사용되면 다시 1조의 첫 이름으로 돌아와 순환합니다. 이 방식으로 이름이 부여되므로 매년 태풍의 발생 시점과 횟수에 따라 실제 사용 순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름 재활용 원칙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미 사용된 이름은 계속 순환하여 재사용합니다. 새 이름을 매번 만들 필요가 없고,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태풍 이름 선정 기준

지역 특성 반영

해당 국가나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반영하는 고유한 명칭이어야 합니다.

의미의 적절성

부정적이거나 논란의 소지가 없는,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의미의 이름이어야 합니다.

부르기 쉬움

발음이 쉽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 선호됩니다.

간결함

일반적으로 너무 길지 않은 짧은 이름이 바람직합니다.

중립성

특정 국가, 종교, 문화 등에 편향이나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중립적인 성격의 이름이어야 합니다.

태풍 이름의 제명(Retirement) 및 교체 기준

제명의 사유

  • 막대한 피해 발생: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커서 해당 이름의 재사용을 피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 제명될 수 있습니다.
  • 이름 자체의 문제: 이름에 대한 논란이나 오해, 특정 국가의 반발이 있을 경우 제명될 수 있습니다.
  • 회원국의 요청: 이름을 제출한 국가가 제명을 요청하는 경우 위원회가 심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제명 절차

  • 피해 국가 또는 해당 이름을 제출한 국가가 태풍위원회에 제명을 공식 요청합니다.
  • 위원회가 요청을 심의하여 제명 여부를 결정합니다.
  • 제명이 확정되면, 제명된 이름은 새 이름으로 교체되어 제출됩니다.

태풍 이름의 중요성

  • 식별의 용이성: 복잡한 기상 현상인 태풍을 고유한 이름으로 구분해 혼동을 줄입니다.
  • 정보 전달의 효율성: 보도와 경보 전달 시 대중의 이해를 돕고, 경고의 신속성을 높입니다.
  • 기록 및 연구: 이동 경로와 피해 규모 등의 기록을 남겨 방재 대책 수립과 연구에 활용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공식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Typhoon Committee 공식 사이트UN ESC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