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영어 이메일을 쓰다가, 문장보다 타자가 더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머릿속에서는 문장이 줄줄 나오는데 손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니, 결국 생각이 끊기고 집중도 흐트러지더군요. 그날 이후로 영어 타자 연습을 제대로 해보자 마음먹고 여러 사이트와 게임을 하나씩 써보면서 장단점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느낀 점과, 초보부터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단계까지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기본기 다지기에 좋은 영어 타자 연습 사이트
처음 시작할 때는 속도보다 ‘손 모양’과 ‘정확도’를 잡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 단계에서 커리큘럼이 잘 짜인 사이트를 활용하면 혼자서도 규칙적으로 연습하기 좋습니다.
TypingClub은 처음 영어 타자를 배우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할 만합니다. 알파벳 위치, 홈 포지션(F, J 키에 손 올리기) 같은 기본 개념부터 차근차근 알려주고, 레슨이 짧게 나뉘어 있어 부담이 덜합니다. 한 번에 오래 하기보다 10분~15분씩 꾸준히 하기 좋고, 진도에 따라 난이도가 서서히 올라가서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습니다.
Keybr.com 역시 기본기를 다지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만 이 사이트는 조금 독특하게, 실제 의미가 없는 ‘가짜 단어’를 계속 보여주며 연습시키는 방식입니다. 시스템이 어떤 키에서 자주 틀리는지 자동으로 파악해, 부족한 키 조합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게 해줍니다. 처음에는 왜 이런 이상한 글자를 치는지 어색하지만, 며칠만 해보면 손가락이 특정 키에 익숙해지는 게 느껴집니다.
Ratatype은 인터페이스가 비교적 단순하고, 타자 시험과 연습 코스가 잘 나뉘어 있어 현재 실력을 확인하고 목표를 세우기에 좋습니다. 계정을 만들어 두면 속도와 정확도 기록이 쌓여서, 예전 기록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속도와 몰입감을 높여주는 경쟁형 게임
기본기가 어느 정도 잡힌 후에는 ‘속도’를 올리고 싶어집니다. 이 시점에서 단순 연습만 계속하면 금방 지루해지는데, 그럴 때 경쟁형 게임을 섞어 쓰면 집중력이 확 살아납니다.
Nitro Type은 자동차 경주 게임 형식으로, 문장을 빠르고 정확하게 칠수록 자동차가 빨리 달립니다. 실제 다른 사용자와 동시에 경쟁하는 구조라, 혼자 연습할 때보다 긴장감이 훨씬 큽니다. 여러 번 하다 보면 ‘이 정도 속도면 이겨볼 수 있겠다’ 하는 감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더 빠르고 정확하게 치려고 집중하게 됩니다.
Typeracer도 비슷한 구조지만, 문학 작품 일부나 영화, 노래 가사 같은 실제 텍스트를 따라 치는 점이 특징입니다. 익숙한 문장을 치게 되면 내용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고, 덕분에 ‘연습 중’이라는 느낌이 덜합니다. 다만 문장이 긴 편이라, 처음에는 속도보다 정확도를 먼저 챙기는 게 좋습니다.
ZType은 우주 슈팅 게임과 타자 연습을 합쳐 놓은 느낌입니다. 화면 위에서 단어가 천천히 내려오면, 그 단어를 정확히 치는 순간 적이 사라집니다. 난이도가 올라가면 여러 단어가 동시에 내려오는데, 이때 반응 속도와 집중력이 크게 요구됩니다. 게임처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짧은 단어 입력 속도가 빨라져 있는 걸 느끼게 됩니다.
단어·문장 입력 감각을 키우는 연습 도구
어느 정도 키보드에 익숙해진 뒤에는 ‘영어 단어와 문장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입력할 수 있는가’가 중요해집니다. 이때는 실제로 자주 쓰는 단어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치는 연습이 큰 도움이 됩니다.
MonkeyType은 화면이 매우 단순해서 방해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정해진 시간 동안 단어를 치거나, 특정 단어 수를 목표로 설정하는 등 연습 모드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자잘한 꾸밈 대신 입력감과 통계에 신경을 많이 쓴 편이라, 자신의 약한 부분을 확인하며 연습하기 좋습니다.
10fastfingers는 제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단어를 입력하는 방식의 사이트입니다. 같은 단어가 반복해서 나오기 때문에, 자주 쓰는 단어를 눈으로 인식하고 손으로 바로 이어 치는 연습에 도움이 됩니다. 영어 외에도 여러 언어를 지원해, 필요하다면 한국어나 다른 언어 타자 속도도 함께 체크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초보자에게 부담 없는 타자 연습
아이들이나 키보드에 거의 익숙하지 않은 완전 초보의 경우, 지루한 연습보다는 시각적 요소가 많고 단계가 세분화된 프로그램이 효과적입니다.
Dance Mat Typing은 BBC에서 만든 무료 타자 연습 프로그램으로, 귀여운 캐릭터와 소리가 함께 나와서 어린이가 흥미를 느끼기 좋습니다. 한 레벨에서 새로운 키를 몇 개만 추가로 알려주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고, 게임처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알파벳 배열에 익숙해집니다.
Typing.com은 초등학생용 과정부터 성인 초보까지 폭넓게 커버합니다. 연습 사이사이에 간단한 게임과 퀴즈가 들어가 있어, 계속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학교 수업에서 활용되는 경우도 많을 만큼 구성이 안정적입니다.
어떤 타자 연습 게임을 선택할지 고민될 때
여러 사이트를 동시에 들어가 보면 오히려 무엇을 써야 할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현재 상황과 목표를 기준으로 간단히 나누어 생각해 보시면 선택이 수월해집니다.
- 완전 초보라면: 글자 위치와 손 모양을 익히기 위해 TypingClub, Ratatype, Typing.com처럼 커리큘럼이 있는 사이트부터 시작합니다.
- 기본 타자가 익숙하다면: Nitro Type, Typeracer, ZType 같은 경쟁·게임형 사이트로 속도와 집중력을 끌어올립니다.
- 영어 단어·문장 감각을 키우고 싶다면: MonkeyType, 10fastfingers로 단어 위주의 반복 입력을 해 봅니다.
- 아이와 함께 하거나 어린 학생이라면: Dance Mat Typing, Typing.com의 어린이용 과정을 먼저 활용하는 것이 부담이 적습니다.
대부분의 사이트는 무료로 사용 가능하고, 유료 기능이 있더라도 기본 연습에는 무료 버전만으로 충분합니다. 여러 곳을 조금씩 사용해 본 뒤, 가장 손이 자주 가는 한두 개를 골라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효율적으로 영어 타자 연습하는 방법
도구를 잘 골랐다면, 이제는 ‘어떻게 연습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해 보면서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매일 짧게라도 반복하기: 하루에 10분이라도 꾸준히 하는 편이, 주말에 한 번 1시간 하는 것보다 눈에 띄게 효과가 좋습니다.
- 바른 자세와 손 모양 유지하기: 오래 연습하다 보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쉬운데, 어깨를 편안히 두고 손목을 과도하게 꺾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처음에는 속도보다 정확도에 집중하기: 오타가 많으면 나중에 고치는 데 더 시간이 듭니다. 일정 기간은 ‘정확도 95% 이상’을 목표로 잡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 치트나 자동입력 프로그램은 사용하지 않기: 기록만 높여줄 뿐, 실제 실력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여러 종류의 게임을 섞어 쓰기: 지루해질 때마다 다른 사이트로 바꾸어 연습하면, 같은 시간을 써도 집중력이 오래 갑니다.
처음에는 내 타자 속도가 너무 느리게 느껴져 답답할 수 있지만, 일주일 정도만 꾸준히 연습해도 손가락이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영어 문장을 떠올리는 속도와 손이 움직이는 속도가 맞아가기 시작하면서, 글을 쓰는 과정 자체가 훨씬 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