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출을 알아볼 때였습니다. 한 달에 얼마를 갚게 되는지만 보다가 ‘원리금균등상환’이라는 말을 보고 고개를 갸웃한 적이 있습니다. 숫자는 잔뜩 적혀 있는데, 어떤 달에는 이자가 많고, 어떤 달에는 원금이 많다고 하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계산 과정을 하나하나 따라가 보며 정리해 보았고, 그때 알게 된 내용을 토대로 원리금균등상환의 이자 계산 방식을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용어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원금’은 처음 빌린 돈이고, ‘이자’는 그 돈을 빌린 대가로 추가로 내는 돈입니다. ‘원리금균등상환’은 이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원리금)을 매달 똑같이 갚는 방식입니다.

원리금균등상환이란 무엇인가요?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매달 갚는 총액이 같다는 점입니다. 즉,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은 거의 동일하지만, 그 안에서 이자와 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달라집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매달 내는 총액(원리금): 항상 동일합니다.
  • 처음에는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고, 시간이 지나면서 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집니다.
  • 대출 기간이 지날수록 남은 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 위에 붙는 이자도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이 방식은 매달 내는 금액이 일정해서 가계 계획을 세우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초반에는 이자 비중이 크기 때문에 “꽤 갚은 것 같은데 원금이 생각보다 많이 안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월 이자율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은행에서 보통 알려주는 이자율은 ‘연 이자율’입니다. 하지만 이자는 매달 계산되기 때문에, 연 이자율을 12로 나누어 ‘월 이자율’을 구합니다.

예를 들어 연 이자율이 5%라면,

  • 연 이자율: 5% = 0.05
  • 월 이자율: 0.05 ÷ 12 ≈ 0.004167 (약 0.4167%)

이 월 이자율을 기준으로 각 달의 이자를 계산하게 됩니다. 실제 금융기관들도 기본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월 이자율을 구합니다.

매달 이자는 이렇게 계산됩니다

원리금균등상환에서 매월 이자는 항상 똑같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자를 계산하는 기준이 되는 ‘남은 원금’이 계속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해당 달의 이자 = 그 달의 남은 원금 × 월 이자율
  • 해당 달의 원금 상환액 = 매달 내는 총액(원리금) − 그 달의 이자
  • 다음 달에 넘어가는 남은 원금 = 현재 남은 원금 − 현재 달에 갚은 원금

이 계산 과정을 매달 반복하면서 점점 이자는 줄고, 원금 상환액은 늘어납니다.

숫자로 보는 예시

이제 실제 숫자를 넣어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아래는 기본 조건입니다.

  • 대출 원금: 10,000,000원 (1,000만 원)
  • 연 이자율: 5%
  • 대출 기간: 12개월
  • 월 이자율: 0.05 ÷ 12 ≈ 0.004167
  • 매달 상환하는 총 금액(원리금): 약 856,079원이라고 가정합니다.

이제 각 회차별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1회차 상환

  • 이자 = 10,000,000원 × 0.004167 ≈ 41,670원
  • 원금 상환액 = 856,079원 − 41,670원 = 814,409원
  • 남은 원금 = 10,000,000원 − 814,409원 = 9,185,591원

2회차 상환

  • 이자 = 9,185,591원 × 0.004167 ≈ 38,273원
  • 원금 상환액 = 856,079원 − 38,273원 = 817,806원
  • 남은 원금 = 9,185,591원 − 817,806원 = 8,367,785원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매달 내는 총액은 856,079원으로 같지만, 이자는 회차가 지날수록 조금씩 줄어들고, 그만큼 원금 상환액은 조금씩 늘어납니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왜 매달 내는 총액은 같을까요?

매달 내는 총액(원리금)이 항상 같으려면, 수학적으로 복잡한 공식이 사용됩니다. 이 공식은 대출 원금, 연 이자율, 상환 기간(개월 수)을 모두 고려해서, 매달 얼마를 내야 전체 기간 동안 정확히 다 갚게 되는지를 계산합니다.

이 공식은 지수와 분수가 섞여 있어 직접 손으로 계산하기는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은행 전산 시스템이나 금융 계산기, 혹은 인터넷 상환 계산기 등이 대신 계산해 줍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이나 금융감독원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하면 개념을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금융 관련 기초 설명은 금융감독원 사이트(https://www.fss.or.kr)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상환 스케줄표를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

실제 대출을 받게 되면, 금융기관에서 ‘상환 스케줄표’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월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 각 달의 상환일
  • 그 달에 내는 총액(원리금)
  • 그 달에 포함된 이자 금액
  • 그 달에 상환되는 원금 금액
  • 상환 후 남게 되는 원금 잔액

이 표를 보면서 “처음 몇 달 동안은 이자가 얼마나 나가고, 나중에는 원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중간에 대출을 더 빨리 갚고 싶을 때(중도상환)에도, 어느 시점에 갚는 것이 이자 부담을 얼마나 줄이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비슷해 보이는 다른 상환 방식과의 차이

대출에는 원리금균등상환 말고도 다른 상환 방식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이 있습니다.

  • 원금균등상환: 매달 갚는 원금은 항상 같고, 남은 원금이 줄어들면서 이자가 함께 줄어듭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총 상환액이 크고, 점점 줄어드는 형태가 됩니다.
  • 만기일시상환: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가 되었을 때 원금을 한 번에 갚는 방식입니다. 중간에 원금을 거의 줄이지 않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계속 크게 유지됩니다.

원리금균등상환은 이 둘의 중간쯤 되는 느낌으로, 매달 같은 금액을 내면서도 원금이 조금씩 줄어들게 설계된 방식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특히 꾸준히 일정한 금액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정리하면, 원리금균등상환에서는 매달 같은 금액을 갚지만 그 안에서 이자와 원금의 비율은 계속 바뀝니다. 남은 원금이 줄어들수록 이자가 줄어들고, 원금 상환액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대출을 이용할 때에는 반드시 상환 스케줄표를 살펴보면서, 어느 시점에 이자를 얼마나 내게 되는지, 전체 기간 동안 총 이자 비용이 얼마인지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