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지역사랑상품권을 받았을 때, 막상 어디서 써야 할지 애매했던 적이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에 기름 넣을 일이 생기면 “이 상품권을 주유소에서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말은 다 제각각이라, 실제로 주유소에서 써 보기도 하고, 앱도 찾아보고, 지자체 안내도 챙겨보면서 하나씩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이 주유소에서 사용 가능한지 여부는 한 가지만 보면 안 됩니다. 발행한 지자체의 정책과, 내가 가려는 주유소가 가맹점으로 등록되어 있는지가 함께 맞아야 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안 맞으면 사용이 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이 기름을 파는 주유소인데도, 어떤 곳은 되고 어떤 곳은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왜 지자체마다 다르게 정할까요?
지역사랑상품권은 말 그대로 해당 지역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만든 제도입니다. 그래서 지자체는 “어디까지를 지역 상권으로 볼 것인가”를 스스로 정합니다. 이때 주유소를 포함할지 말지도 지자체가 결정합니다.
많은 지자체는 주유소도 중요한 생활 기반 시설이라고 보고,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받게 합니다. 자동차를 가진 주민이 많을수록 주유소에서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으면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동네에 있는 일반 주유소 상당수가 가맹점으로 등록되어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모든 지자체가 똑같이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곳은 정책적으로 다음과 같이 제한을 두기도 합니다.
- 대형 정유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는 제외하고, 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만 허용
- 아예 모든 주유소를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대상에서 빼는 방식
- 일정 기간 동안만 한시적으로 주유소 사용을 허용했다가 다시 중단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예산을 어떻게 쓰고, 어떤 상권을 우선적으로 살릴지에 대해 각 지자체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곳은 전통시장과 골목 상점에 집중하고, 어떤 곳은 생활 전반에 넓게 풀어주는 식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사용 가능한 경우
현실적으로는, 주유소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는 지역이 꽤 많습니다. 특히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업종을 폭넓게 허용하는 지자체일수록, 주유소가 빠져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런 곳에서는 다음과 같은 모습이 보이곤 합니다.
- 주유소 입구나 계산대 주변에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스티커가 붙어 있음
- 모바일 결제 단말기에 지역사랑상품권 결제 메뉴가 따로 있음
- 알바생이나 직원이 상품권 사용 방법을 이미 숙지하고 있음
단, “대부분 가능하다”는 말이 “어디든 100%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같은 동네 안에서도 어떤 주유소는 되고, 바로 옆 주유소는 안 되는 상황이 실제로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한 번은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일부 지역에서 주유소 사용이 제한되는 이유
주유소 사용이 제한되는 쪽 정책을 택한 지자체는 보통 다음과 같은 이유를 내세웁니다.
- 대형 정유사 직영 주유소는 이미 자본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동네 자영업자를 우선 보호하려는 경우
- 상품권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음식점·동네 마트·전통시장처럼 매출 규모가 더 작은 업종에 집중하려는 경우
- 유류 판매는 세금과 정산 구조가 복잡해, 행정 처리를 단순화하려는 경우
또 어떤 지역은 처음에는 주유소를 허용했다가, 이후 제도 정비 과정에서 제외시키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예전에 사용하던 경험만 믿고 갔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제는 사용이 안 된다”는 안내를 듣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가장 확실한 확인 방법: 지역사랑상품권 앱
헷갈릴 때 가장 믿을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쓰는 지역사랑상품권의 공식 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종이 상품권보다 모바일 상품권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앱을 설치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사랑상품권 앱에는 다음과 같은 기능이 있습니다.
- ‘가맹점 찾기’ 또는 ‘가맹점 조회’ 메뉴
- 업종별 검색 기능(예: 음식점, 카페, 주유소 등)
-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주변 가맹점을 지도로 보여주는 기능
이 앱에서 검색창에 “주유소” 또는 “주유”라고 입력하고, 자신이 있는 지역을 선택하면, 실제로 결제가 가능한 주유소 목록이 나옵니다. 어떤 곳은 상호명만 뜨고, 어떤 곳은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함께 나옵니다. 이 목록에 뜨는 주유소는, 적어도 시스템상으로는 가맹점 등록이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앱에 표시된 정보가 항상 1분 1초 단위로 최신인 것은 아닙니다. 가끔은 가맹 해지가 되었는데도 앱에 잠깐 남아 있을 때도 있고, 새로 등록된 곳이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면에 나온 주유소를 방문했는데 실제로는 결제가 안 되는 일도, 아주 드물지만 있을 수 있습니다.
직접 주유소에 물어보는 방법
앱을 확인했더라도, 최종으로는 주유소에 한 번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주유를 하기 전에 직원에게 “여기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가능한가요?”라고 먼저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가맹점인 경우에는 보통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 입구 문, 계산대, 또는 주유기 근처에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스티커 부착
- 결제 단말기 화면에 관련 메뉴 아이콘 표시
- 직원이 상품권 결제 절차를 자연스럽게 안내
직접 물어보면, 혹시 지자체 정책이 최근에 바뀌었거나, 가맹점 계약이 중간에 변경된 내용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한 번 물어본다고 해서 번거롭거나 민망해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주유소 측에서도 미리 말해주면 결제 과정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지자체 안내로 확인하는 방법
앱과 주유소 문의만으로도 대부분은 해결되지만, 더 정확한 기준을 알고 싶다면 발행 지자체의 공식 안내를 보는 것도 좋습니다. 지자체는 보통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지역사랑상품권 정보를 제공합니다.
- 지자체 자체 앱 또는 지역사랑상품권 전용 앱에서 공지
- 행정복지센터, 시·군·구청 민원실 등에서 안내문 비치
- 민원 콜센터를 통한 전화 안내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지역은 주유소 업종을 가맹 대상으로 인정하는지” 여부입니다. 이 기준이 허용으로 되어 있으면, 이후에는 각 주유소가 가맹점 신청을 했는지, 그리고 승인이 되었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반대로 주유소 업종 자체가 정책상 제외되어 있으면, 개별 주유소가 아무리 원해도 상품권 결제가 불가능합니다.
사용 전에 점검해 두면 편한 것들
지역사랑상품권을 주유소에서 사용하려고 할 때, 미리 조금만 준비해 두면 헷갈리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자주 다니는 길 주변 주유소 중, 어느 곳이 가맹점인지 앱에서 미리 확인해 두기
- 상품권 잔액을 사전에 확인해, 주유 금액을 대략 맞춰 보기
- 결제 방식(모바일 바코드, QR 결제, 카드형 상품권 등)을 직원에게 미리 알려주기
이렇게만 준비해도, 주유를 마친 뒤에 계산대에서 허둥대거나, 다른 결제 수단을 급히 꺼내야 하는 상황을 꽤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차량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회사 근처나 집 근처에 “지역사랑상품권 되는 주유소”를 한두 곳 정도 정해 두는 것도 꽤 편리합니다.
지역사랑상품권과 주유소 사용 여부는 결국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 정책에서 주유소를 허용하느냐, 그리고 내가 가는 주유소가 실제 가맹점이냐, 이 두 가지입니다. 이 점만 기억하고, 앱과 현장 확인을 함께 활용하면, 상품권을 어디에서 어떻게 써야 할지 훨씬 수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