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가다가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기 애매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바꾸고 싶은데 주머니나 가방을 뒤적거리는 게 귀찮을 때, 손목에 있는 시계만으로 조작할 수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애플워치로 유튜브도 어떻게든 다룰 수 있는지 궁금해져서 하나씩 방법을 찾아보고 직접 써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점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애플워치에서 유튜브가 잘 안 되는 이유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애플워치는 아이폰처럼 뭐든지 단독으로 다 하는 기기라기보다, 아이폰을 도와주는 보조 기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같은 영상 서비스를 완전히 독립적으로 쓰기에는 여러 가지 제한이 있습니다.

애플에서 공식 유튜브 앱을 애플워치용으로 따로 제공하지 않고 있고, 화면 크기나 배터리 용량, 스피커 성능도 주로 짧은 알림 확인이나 간단한 운동 기록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긴 유튜브 영상을 계속 재생하기보다는, 아이폰에서 재생 중인 영상을 애플워치로 간편하게 조작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입니다.

1. 아이폰 유튜브 앱을 애플워치로 조작하는 방법

가장 많이 쓰이고, 가장 안정적인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애플워치를 유튜브 리모컨처럼 쓰는 방식입니다. 영상은 아이폰에서 재생되고, 애플워치에서는 재생/일시정지, 볼륨 조절 같은 기본 조작을 합니다.

사용 순서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폰에서 유튜브 앱을 열고 영상을 재생합니다.
  • 애플워치에서 재생 컨트롤 화면을 불러옵니다.
  • 워치 화면에서 재생, 일시정지, 건너뛰기 등을 조작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아이폰에서 유튜브 앱을 켜고 원하는 영상을 재생합니다. 화면을 꺼도 소리는 계속 나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어 두어도 괜찮습니다.

두 번째로, 애플워치 화면을 켜고, 워치OS 버전에 따라 제어 센터나 ‘지금 재생 중’ 화면을 엽니다. 예전에는 화면을 아래나 위로 스와이프해서 제어 센터에 들어갔지만, 최신 워치OS에서는 사이드 버튼을 눌러 제어 센터를 여는 방식으로 바뀐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인터페이스가 조금 다르더라도, ‘지금 재생 중’ 모양의 아이콘을 찾아보면 됩니다.

세 번째로, ‘현재 재생 중’ 또는 음악 모양의 아이콘을 탭하면, 아이폰에서 재생 중인 유튜브가 자동으로 연결됩니다. 이 화면에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조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운데 버튼: 재생 / 일시정지
  • 디지털 크라운(옆에 있는 동그란 휠): 볼륨 조절
  • 좌우 화살표 버튼: 다음 영상, 이전 영상(재생 목록이 있을 때)

아이폰과 거리가 너무 멀어지거나, 아이폰에서 유튜브 앱이 완전히 종료되면 이 기능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또한 댓글 읽기, 영상 검색, 구독 관리 같은 기능은 애플워치 화면에서는 지원되지 않고, 아이폰에서 직접 해 주어야 합니다.

2. 서드파티 유튜브 앱을 애플워치에 설치하는 방법

공식 유튜브 앱은 없지만, 다른 개발자들이 만든 유튜브 관련 앱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런 앱들은 애플워치에서 직접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거나, 간단하게나마 탐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 방법은 장점과 단점이 모두 뚜렷합니다.

  • 장점: 아이폰 화면을 켜지 않고도, 애플워치에서 영상 목록을 보고 재생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단점: 공식 앱이 아니라서 기능이 제한적이고, 안정성이 부족할 수 있으며, 일부는 유료입니다.

예를 들어 WatchTube 같은 앱이 대표적입니다. 이 앱은 한때 애플워치에서 유튜브 영상을 직접 스트리밍하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다만, 이런 앱들은 정책 변경이나 업데이트에 따라 기능이 바뀌거나, 더 이상 서비스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설치하기 전에 앱스토어 리뷰, 최근 업데이트 날짜, 개발자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치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폰에서 Watch 앱을 열고, ‘App Store’ 메뉴에서 유튜브 관련 키워드로 검색합니다.
  • 또는 애플워치 자체의 App Store 앱에서 직접 검색합니다.
  • 원하는 앱을 선택해 설치한 뒤, 필요하다면 유튜브 계정 로그인 과정을 진행합니다.
  • 이후 워치에서 앱을 열어 영상 검색, 재생 등의 기능을 사용합니다.

주의할 점은, 서드파티 앱이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부분입니다. 시청 기록, 계정 정보 등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확인하고, 믿을 만한 앱인지 판단한 뒤에 사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3. 시리(Siri)로 유튜브 재생 시키기

애플워치에서 시리를 활용하면 손을 거의 쓰지 않고도 유튜브를 실행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실제 재생은 주로 아이폰에서 이루어지고, 애플워치는 명령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용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 “Siri야”라고 부르거나 디지털 크라운을 길게 눌러 시리를 실행합니다.
  • “유튜브에서 ○○ 재생해 줘” 같은 식으로 명령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말들이 가능합니다.

  • “Siri야, 마룬5 Sugar 유튜브에서 재생해 줘.”
  • “Siri야, 공부할 때 들을 로파이 음악 유튜브에서 틀어 줘.”

이렇게 말하면 아이폰에서 유튜브 앱이 열리고, 관련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주 구체적인 검색어나, 제목이 비슷한 영상이 많을 때에는 정확한 영상을 찾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생 목록 관리나 댓글 읽기 같은 세부 기능까지 시리로 다루기는 어렵습니다.

4. 배터리와 데이터 사용량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 이유

손목에서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는 것은 꽤 멋져 보이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배터리와 데이터 사용량에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서드파티 앱으로 애플워치에서 직접 영상을 재생하면, 작은 화면에 비해 배터리는 빠르게 줄어들 수 있고, 셀룰러 모델이라면 이동통신 데이터도 많이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긴 영상이나 고화질 영상은 집에서 Wi-Fi가 되는 환경에서 아이폰이나 태블릿으로 보는 편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애플워치는 잠깐씩 음악을 건너뛰거나, 잠시 소리를 끄는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일상에서는 더 효율적일 때가 많습니다.

5.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법을 쓰면 좋을까

지금까지 살펴본 방법들을 상황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집이나 학교, 학원에서: 아이폰으로 유튜브를 재생하고, 애플워치로 재생/일시정지만 간단히 조작
  • 가방에서 휴대폰 꺼내기 번거로울 때: 손목에서 볼륨 조절이나 다음 영상 넘기기
  • 실험 삼아 애플워치로 직접 영상을 보고 싶을 때: 서드파티 유튜브 앱을 설치해 보기(단, 개인정보와 배터리 사용에 주의)
  • 손이 바쁠 때: 시리에게 말로 유튜브 재생을 시키고, 이후에는 워치로 간단히 제어

추가로, 애플워치와 아이폰의 기능, 호환성, 최신 변경 사항이 궁금하다면 애플 공식 사이트의 애플워치 안내 페이지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 소개 페이지에서 지원 기능과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플워치는 아직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청하는 기기라기보다는, “유튜브를 더 편하게 다루도록 도와주는 보조 리모컨”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화면 경험을 기대하기보다는, 아이폰과 함께 쓸 때 얼마나 편해지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활용 방법을 생각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