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정기예금을 가입했을 때, 통장에 적힌 이율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 직접 계산해 본 적이 있습니다. 숫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공책에 원금과 이율, 기간을 적어 가며 하나씩 계산해 보니 생각보다 규칙이 단순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 덕분에 지금은 새로운 예금 상품을 볼 때도, 대략 어느 정도 이자를 받을지 머릿속으로 얼추 계산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기예금 이자 계산도 결국 몇 가지 기본 원리만 이해하면 어렵지 않게 스스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정기예금 계산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
정기예금의 이자를 계산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 원금: 예금할 돈, 처음 넣는 금액입니다.
- 이율: 1년 동안 붙는 이자의 비율입니다. 보통 연 몇 % 이런 식으로 표시됩니다.
- 기간: 돈을 맡겨 두는 시간입니다. 보통 년, 개월, 일 단위로 계산합니다.
정기예금의 기본 생각은 이렇습니다. “원금에, 정해진 비율(이율)을, 맡겨두는 기간만큼 곱한다.” 이 세 가지가 이자 계산의 출발점입니다.
정기예금의 기본 이자 계산 공식
가장 기본적인 세전 이자(세금 떼기 전 이자)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전 이자 = 원금 × 이율 × 기간(연 기준)
이때 이율은 % 표시가 아니라 소수로 고쳐서 계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연 3% → 0.03
- 연 2.5% → 0.025
- 연 4.2% → 0.042
또한 기간이 1년이 아닐 때는, 1년을 기준으로 비율을 나누어 계산합니다. 그래서 “연 이율”을 “월”, “일” 단위로 쪼개서 사용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기간이 1년 이상일 때 계산 방법
기간이 1년 이상일 때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예를 들어 2년, 3년 같은 경우입니다.
세전 이자 = 원금 × 연 이율(소수) × 예금 기간(년)
예시를 하나 보겠습니다.
- 원금: 10,000,000원(1,000만 원)
- 연 이율: 3% → 0.03
- 기간: 2년
세전 이자 = 10,000,000원 × 0.03 × 2년 = 600,000원입니다.
즉, 1,000만 원을 연 3% 이율로 2년 동안 정기예금에 넣어 두면, 세전 기준으로 60만 원의 이자를 받게 됩니다.
1년 미만, 개월 단위로 예금할 때
기간이 1년보다 짧고, 개월(달) 단위로 예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3개월, 6개월, 9개월 정기예금 상품 등이 그렇습니다.
이때는 연 이율을 12개월로 나누어 “한 달에 얼마의 비율인지”를 먼저 구합니다.
세전 이자 = 원금 × (연 이율(소수) / 12) × 기간(개월)
예시를 보겠습니다.
- 원금: 10,000,000원
- 연 이율: 3% → 0.03
- 기간: 6개월
한 달 이율 = 0.03 / 12 = 0.0025입니다.
세전 이자 = 10,000,000원 × 0.0025 × 6개월 = 150,000원입니다.
즉, 1,000만 원을 연 3% 이율의 6개월짜리 정기예금에 넣으면, 세전 기준으로 15만 원의 이자가 생깁니다.
1년 미만, 일 단위로 예금할 때
요즘에는 며칠 단위로 굉장히 짧게 넣을 수 있는 상품도 있고, 만기일이 애매하게 맞지 않아 “몇 일 동안”으로 계산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연 이율을 365일로 나누어 “하루 이율”을 구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은행은 1년을 365일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윤년(366일) 등으로 계산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니, 아주 정확한 액수는 은행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전 이자 = 원금 × (연 이율(소수) / 365) × 기간(일)
예시를 보겠습니다.
- 원금: 10,000,000원
- 연 이율: 3% → 0.03
- 기간: 180일
하루 이율 = 0.03 / 365 ≈ 0.00008219입니다.
세전 이자 ≈ 10,000,000원 × 0.00008219 × 180일 ≈ 147,942원 정도가 됩니다.
위의 값은 이해를 돕기 위한 계산 예시이며, 실제 은행에서는 소수점 처리 방식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원문 예시에서 49,315원이라고 나온 값은 1년의 일부만 계산한 것이어서, 180일 전체에 대한 이자 예시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180일 전 기간을 계산한다면 지금 설명한 14만 원대 정도가 맞는 방향입니다.
세전 이자에서 세후 이자로 바꾸는 과정
우리가 실제로 통장에서 받는 이자는 세금을 뗀 뒤의 금액입니다. 이를 세후 이자라고 부릅니다. 예금 이자에는 보통 이자소득세 15.4%가 붙습니다. 이 15.4% 안에는 소득세 14%, 지방세(주민세) 1.4%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후 이자(실제로 받는 이자)를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세후 이자 = 세전 이자 – (세전 이자 × 이자소득세율)
- 세후 이자 = 세전 이자 × (1 – 이자소득세율)
이자소득세율이 15.4%이므로 소수로는 0.154입니다. 그러면 (1 – 0.154) = 0.846이 됩니다. 즉, 세전 이자의 약 84.6% 정도가 실제로 손에 들어오는 이자입니다.
예를 들어 앞에서 본 1년 예금을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 원금: 10,000,000원
- 연 이율: 3% → 0.03
- 기간: 1년
세전 이자 = 10,000,000원 × 0.03 × 1년 = 300,000원입니다.
이제 세금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 세금 = 300,000원 × 0.154 = 46,200원
- 세후 이자 = 300,000원 – 46,200원 = 253,800원
또는,
세후 이자 = 300,000원 × 0.846 = 253,800원으로 계산해도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단리와 복리, 무엇이 다른가
정기예금은 일반적으로 단리 방식으로 이자를 계산합니다. 단리는 “처음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방식”입니다. 이자를 받더라도 그 이자를 다시 예금에 합치지 않고, 똑같은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계산합니다.
반면 복리는 “이자에도 또 이자가 붙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1년마다 생긴 이자를 다시 원금에 더해서 다음 해 이자를 계산하는 식입니다. 같은 이율이라도 복리를 사용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가 더 많이 불어납니다.
복리의 기본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리 금액 = 원금 × (1 + 이율/n)^(n × 기간)
여기서 n은 1년 동안 이자를 몇 번 붙이는지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 연 1회 복리: n = 1
- 반기(6개월)마다 복리: n = 2
- 매월 복리: n = 12
복리는 실제 은행 상품마다 계산 주기와 방식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복리 상품에 관심이 생긴다면, 약관이나 상품 설명서를 꼭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 정기예금은 대체로 단리이지만, 적금이나 일부 예금 상품은 복리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계산을 쉽게 해주는 도구 활용하기
이자 계산 공식을 알고 있으면 머릿속으로 대략적인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경우를 비교하다 보면 계산이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온라인 도구를 활용하면 훨씬 편리합니다.
- 인터넷 검색: 검색창에 “예금 이자 계산기”라고 입력하면 각종 은행, 금융기관,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계산기를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은행 홈페이지 등에서 금융 정보와 각종 지표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은행 앱·웹사이트: 거래하는 은행의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정기예금 상품을 선택하면, 원금과 기간, 이율을 입력해 예상 세전·세후 이자를 자동으로 보여주는 기능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도구를 쓰더라도, 기본 원리를 알고 있으면 결과가 대략 맞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서 훨씬 도움이 됩니다.
우대이율과 세금 혜택 살펴보기
예금 상품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기본 이율”만 보지 말고, 우대이율과 세금 혜택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대이율은 특정 조건을 만족했을 때 추가로 얹어주는 이율입니다. 예를 들어,
- 급여 이체를 그 은행 계좌로 받는 경우
- 카드를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는 경우
- 인터넷 또는 모바일로 신규 가입하는 경우
- 일정 금액 이상을 예금하는 경우
이런 조건을 충족하면, 기본 이율에 0.1%p, 0.2%p씩 더 얹어 주기도 합니다. 다만 우대이율 조건이 까다롭거나, 몇 달 동안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약관을 잘 읽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세금 혜택이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 요건을 갖춘 비과세 상품이나 세금우대 상품의 경우 이자소득세를 적게 내거나 아예 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상품은 가입 자격, 한도, 기간 등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니, 가입 전 설명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기와 이자 지급 방식 이해하기
정기예금은 보통 만기일에 한 번에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 많지만, 상품에 따라서는 이자를 나누어서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한 번에 지급
- 매월 또는 분기(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
- 만기 자동 연장 시, 이자만 따로 지급하고 원금은 다시 예금으로 넣는 방식
이자 지급 시점과 방식에 따라 실제 손에 쥐는 돈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에, 본인의 목적(단기간 용돈, 장기간 목돈 마련 등)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만기를 지나치면, 예금이 자동으로 재예치(다시 예금으로 들어감)되거나, 보통예금으로 전환되어 낮은 이율이 적용될 수 있으니, 만기일도 미리 확인하고 달력이나 메모 앱에 적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결국 정기예금 이자 계산의 핵심은 “원금 × 이율 × 기간”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여기에 세금, 우대이율, 이자 지급 방식 같은 요소를 조금씩 더해 가며 살피다 보면, 어떤 예금 상품이 나에게 더 유리한지 스스로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습관은 앞으로 다른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