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랜만에 친구들과 노래방에 갔습니다. 다들 30대가 되다 보니 신나게 부르겠다고 곡을 골라놓고도, 막상 노래가 시작되면 음이 너무 높아서 중간에 웃다가 마이크를 넘기는 일이 자꾸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한 친구가 예전에 많이 듣던 발라드를 넣었는데, 다 같이 가사를 따라 부르면서 편안하게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무작정 유행곡이나 고음곡을 고르는 것보다, 나이와 목 상태에 잘 맞고 예전에 많이 들었던 익숙한 노래들이 훨씬 편하다는 것을요.
30대 여성분들이 노래방에서 편하게 부르기 좋은 곡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높은 음이 길게 이어지지 않고, 멜로디가 익숙하고, 감정만 잘 실어도 충분히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노래들입니다. 예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발라드부터, 요즘 감성의 잔잔한 곡, 그리고 분위기를 띄워주는 신나는 곡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추억을 건드리는 발라드 명곡
학창 시절이나 20대 초반에 자주 듣던 발라드는 가사와 멜로디가 어느 정도 몸에 익어 있어서, 오랜만에 불러도 부담이 적습니다. 고음이 있더라도 한두 부분만 살짝 조절하면 무리 없이 부를 수 있는 곡들이 많습니다.
백지영
- 총 맞은 것처럼
음역대가 지나치게 높지 않고, 후렴부도 크게 힘을 주지 않고 부를 수 있는 편입니다. 가성으로 살짝 처리해도 분위기가 잘 살아나기 때문에, 감정 표현만 집중해도 충분히 멋지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 사랑 안 해
너무 과한 고음보다는, 울컥하는 감정이 포인트인 곡입니다. 후반부에 힘이 필요하지만, 음정을 완벽하게 맞추기보다는 가사 전달에 집중하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린 (LYn)
- 사랑했잖아
잔잔하게 시작해 점점 감정이 올라가는 구조라, 노래방에서 감정선 연습하기 좋습니다. 후렴 고음도 음이 아주 높다기보다는 길게 이어지는 편이라, 호흡만 잘 나눠 쓰면 부르기 수월한 편입니다.
- My Destiny (별에서 온 그대 OST)
드라마 덕분에 많이 알려진 곡으로, 앞부분이 특히 부르기 편합니다. 후반부 고음 부분이 부담스럽다면, 살짝 낮춰 부르거나 힘을 빼고 가볍게 처리하면 좋습니다.
거미
-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감정을 차분하게 쌓아 올리는 맛이 있는 곡입니다. 고음이 있기는 하지만, 한 곡 전체를 통틀어 계속 높게 유지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중간중간 쉬어갈 여유가 있습니다.
씨야
- 여인의 향기
발라드지만 템포가 너무 느리지 않아서 부르다 보면 흐름을 타기 좋습니다. 특히 후렴부 멜로디가 익숙해서, 오랜만에 들어도 따라 부르기 쉽습니다.
- 미친 사랑의 노래
약간 드라마틱한 구성 덕분에 감정을 담아 부르기 좋습니다. 고음 부분은 살짝 줄여 부르거나, 본인에게 맞는 음정으로 낮춰서 부르면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왁스
- 화장을 고치고
몇 세대를 거쳐 아직도 많이 사랑받는 곡입니다. 멜로디가 단순하고 반복되는 부분이 많아서 노래방 초반에 몸풀기용으로 부르기 좋습니다.
- 오빠
호소력 짙은 가사와 멜로디가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너무 완벽하게 부르려 하기보다는, 살짝 투정 부리듯 불러도 매력이 살아납니다.
아이유 초기곡
- 좋은 날
유명한 3단 고음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부분을 가볍게 처리하거나 자신에게 편한 음으로만 소화해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앞부분과 중간까지는 상대적으로 부르기 편한 구조입니다.
- 금요일에 만나요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곡이라, 너무 높은 힘을 쓰지 않고도 부를 수 있습니다. 리듬만 잘 타면 음정이 조금 흔들려도 귀엽게 넘어가는 곡입니다.
다비치
- 8282
빠른 템포 덕분에 고음이 있어도 긴장할 틈이 적습니다. 정확한 발음보다 전체적인 흐름과 박자를 맞추는 데 신경 쓰면 훨씬 쉽게 느껴집니다.
- 사랑과 전쟁
대사 같은 가사와 시원한 멜로디가 특징이라, 살짝 과장해서 부르면 더 재미있습니다. 둘이서 역할을 나눠 부르기도 좋아서, 친구와 듀엣 곡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잔잔하고 편안한 최신곡과 OST
요즘 곡들 중에는 높이 치솟는 고음보다는, 담백하고 부드럽게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노래들이 많습니다. 이런 곡들은 목에 부담을 덜 주면서도 분위기는 충분히 살릴 수 있습니다.
볼빨간사춘기
- 여행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곡입니다. 음역대가 높아 보이지만, 너무 힘을 주지 않고 편하게 불러도 곡 자체의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발음에 살짝 힘을 빼고, 가볍게 콧노래 부르듯 부르면 좋습니다.
- 나만 안 되는 연애
살짝 투정 섞인 가사와 톤이 포인트입니다. 고음을 완벽하게 재현하려 하기보다, 말하듯이 툭툭 던지는 느낌으로 부르면 무리가 덜합니다.
AKMU (악동뮤지션)
- 200%
리듬감이 살아 있는 곡으로, 박자만 잘 타면 음이 조금 틀려도 분위기가 망가지지 않습니다. 친구와 같이 부르면 서로 파트를 나누기에도 좋습니다.
- How People Move
장난기 많은 가사와 멜로디 덕분에, 진지하게 부르기보다 재밌게 즐기기 좋은 곡입니다. 표정과 몸짓을 조금 곁들이면 노래방 분위기가 한층 더 밝아집니다.
- Dinosaur
후렴이 강렬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따라 부르기 쉬운 구조입니다. 고음이 부담된다면 살짝 낮춰 부르거나, 후렴을 짧게 끊어가며 부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태연
- 제주도의 푸른 밤
원곡을 태연이 부른 버전으로 많이들 찾습니다. 잔잔한 기타와 함께 차분하게 흐르는 곡이라, 큰 힘을 쓰지 않고도 감성 있게 부를 수 있습니다.
- Fine
감정 표현이 중요한 곡이지만, 부분적으로만 고음이 나옵니다. 고음을 완벽하게 터뜨리기보다, 자신이 편한 높이에서 감정을 실어 부르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헤이즈
- 비도 오고 그래서
랩과 노래가 섞인 느낌이지만, 노래방에서는 멜로디 위주로 편하게 불러도 충분합니다. 낮은 톤으로 말을 살짝 끌어주는 느낌으로 부르면 잘 어울립니다.
- 널 너무 모르고
부드러운 비트 위에 감정을 담아 부르는 곡이라, 크게 힘을 주지 않고도 분위기를 이끌 수 있습니다.
멜로망스
- 선물
도입부는 부드럽고 부르기 편하지만, 후렴부에 고음이 몰려 있는 편입니다. 이 부분만 살짝 가볍게 넘기거나, 한 옥타브 낮춰 부르는 방식으로 조절하면 전체적으로 노래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아이유 최근곡
- 밤편지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분위기를 이끄는 곡이라, 잔잔하게 속삭이듯 부르면 잘 어울립니다. 고음보다는 숨소리와 감정이 중요한 노래입니다.
- Blueming
리듬이 살아 있는 팝 스타일 곡으로, 가볍게 흔들리면서 부르기 좋습니다. 완벽한 고음보다는 발랄한 톤이 더 중요해서 부담이 적습니다.
분위기를 살려주는 신나는 곡
어느 정도 분위기가 풀렸다 싶을 때, 너무 힘들지 않으면서도 다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을 넣으면 노래방이 훨씬 즐거워집니다. 춤을 크게 추지 않더라도, 박수만 쳐도 흥이 살아나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카라
- Lupin
중독적인 후렴 덕분에 부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깨가 움직이게 되는 곡입니다. 랩처럼 빠른 부분은 대충 흥얼거려도, 후렴만 확실히 부르면 충분합니다.
- Mr.
후렴의 포인트 안무와 멜로디가 워낙 유명합니다. 무대처럼 완벽하게 따라 하지 않아도, 살짝 리듬만 타줘도 분위기가 금방 달아오릅니다.
- Wanna
경쾌한 비트와 밝은 멜로디 덕분에, 고음이 있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가볍게 뛰어다니는 느낌으로 불러보면 신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브라운아이드걸스
- Abracadabra
중독성 있는 리듬과 후렴이 강한 곡입니다. 음역대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리듬이 약간 까다로울 수 있어도 후렴만 다 같이 맞춰 부르면 충분히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 L.O.V.E
후렴의 스펠링 부분이 특히 따라 부르기 쉬워서, 노래방에서 합창하기 좋습니다. 크게 힘을 쓰지 않아도 신나는 곡입니다.
선미
- 가시나
세련된 비트와 당당한 가사가 특징입니다. 춤을 완벽하게 따라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후렴에서 살짝 손동작만 곁들여도 충분히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 24시간이 모자라
감성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곡이지만, 노래 자체는 생각보다 단순한 멜로디가 반복됩니다. 힘을 빼고 약간 나른한 느낌으로 부르면 매력이 살아납니다.
아이비
- 유혹의 소나타
퍼포먼스로 유명하지만, 멜로디 자체는 익숙해서 금방 따라 부를 수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고음이 있지만, 약간만 조절해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소화할 수 있습니다.
- A-Ha
강렬한 느낌의 댄스곡이지만, 후렴 구조가 단순해서 여러 번 들으면 바로 따라 부르게 됩니다. 포인트 안무를 조금만 곁들여도 재미가 배가됩니다.
쥬얼리
- One More Time
손동작과 안무가 기억에 남는 곡이라, 다 같이 따라 하기 좋습니다. 음역대도 지나치게 높지 않아, 신나는 곡 치고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편입니다.
- Super Star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가사 덕분에, 친구들이 응원해 주는 분위기를 만들기 좋습니다. 후렴을 모두가 함께 외치듯 부르면 자연스럽게 환호가 나오는 곡입니다.
노래방을 더 편하게 즐기기 위한 작은 팁
어떤 곡을 고르든, 결국 중요한 것은 함께 웃고 떠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래도 조금 더 편안하게 부르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도움이 됩니다.
- 익숙한 노래부터 시작하기
처음부터 어려운 고음곡으로 목을 혹사시키기보다는, 평소 자주 듣던 노래나 따라 부르기 쉬운 곡으로 몸을 푸는 것이 좋습니다. 익숙한 노래는 긴장을 덜어 주고, 실수해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 음정과 템포 조절 기능 활용하기
대부분의 노래방 기기에는 음정을 한두 단계 낮추거나 높일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노래가 너무 높게 느껴진다면 과감하게 반주 키를 낮춰서 부르는 것이 좋습니다. 템포를 살짝 느리게 조절해 가사를 놓치지 않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고음은 과감하게 줄이거나 변형하기
원곡 가수처럼 고음을 완벽하게 재현하려고 애쓰다 보면 목이 금방 지칩니다. 고음 부분을 짧게 끊거나, 편한 높이로 바꿔 부르거나, 가성으로 살짝만 넘겨도 노래방에서는 충분합니다.
- 앉아서만 부르지 않기
계속 앉아서 부르면 호흡이 쉽게 막힙니다. 중요한 곡이나 고음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한 번씩 일어나서 부르면 숨도 덜 차고, 몸의 긴장도 풀립니다.
- 점수보다 분위기에 집중하기
기계 점수에 너무 신경 쓰면 즐기기보다는 시험 보는 느낌이 강해집니다. 음이 조금 틀리더라도 친구들과 눈을 마주치고 웃으면서 부르면, 그 시간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노래방에서는 잘 부르는 사람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사람이 가장 돋보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발라드와 OST, 그리고 조금씩 신나는 곡들을 섞어가며, 함께 웃고 따라 부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