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구들과 노래방에 갔는데, 화면에 뜨는 노래 제목들이 낯설게 느껴진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자주 부르던 곡들만 찾았는데, 요즘은 노래 선택을 조금만 잘해도 분위기가 훨씬 달라진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같은 한 시간이라도 어떤 노래를 고르느냐에 따라 조용한 모임이 될 수도 있고, 다 같이 뛰어노는 시간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최신곡을 찾아 듣고, 분위기별로 어떤 곡이 어울리는지 하나씩 정리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에 정리한 곡들은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인기를 많이 얻고 있는 노래들이고, 실제로 노래방에서 불러 보면서 반응이 좋았던 곡들 위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신나게 달리고 싶을 때: 에너지 폭발 곡

노래방에 들어가자마자 조용한 발라드부터 부르면 어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후렴이 귀에 박히는 곡들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IVE (아이브) – LOVE DIVE, I AM, Kitsch, Baddie

아이브의 노래들은 전반적으로 도입부부터 확실하게 귀를 사로잡습니다. 특히 LOVE DIVE는 이미 노래방에서 꾸준히 불리는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I AM은 후렴에서 고음이 터지면서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같이 올라가는 느낌을 줍니다. Kitsch와 Baddie는 좀 더 힙한 분위기가 나서, 분위기를 한 번에 반전시키고 싶을 때 제격입니다.

LE SSERAFIM (르세라핌) – Eve, Psyche & The Bluebeard’s wife, UNFORGIVEN, PERFECT NIGHT, EASY

르세라핌 노래는 비트가 강렬해서 박자만 잘 타도 멋있게 들리는 곡들이 많습니다. Eve, Psyche & The Bluebeard’s wife는 제목이 길고 특이하지만, 한 번 들으면 안무까지 함께 떠오를 정도로 중독성이 강합니다. UNFORGIVEN은 후렴의 후킹이 강해서 다 같이 따라 부르기 좋고, PERFECT NIGHT는 영어 가사가 많지만 멜로디가 쉬워 분위기 전환용으로 많이 선택됩니다. EASY는 묵직한 베이스와 여유 있는 보컬이 어울려서, 힘을 너무 많이 주지 않고도 멋을 살릴 수 있는 곡입니다.

(G)I-DLE ((여자)아이들) – Queencard

Queencard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가사가 특징입니다. “I’m a Queencard” 한 줄만 제대로 불러도 주변에서 웃으면서 따라 하게 됩니다. 안무도 포인트가 뚜렷해서, 마이크를 안 잡은 사람도 옆에서 동작만 따라 해도 금방 분위기가 풀립니다.

NewJeans (뉴진스) – Hype Boy, OMG, Ditto

뉴진스 곡들은 과하게 고음이 많지 않아서 목에 부담이 덜합니다. Hype Boy는 중독적인 후렴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이 한 번쯤 들어 본 노래라, 금방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기 좋습니다. OMG와 Ditto는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지만, 템포가 너무 느리지 않아 가볍게 몸을 흔들며 즐기기에 알맞습니다.

SEVENTEEN (세븐틴) – 손오공 (Super)

손오공은 퍼포먼스가 강렬한 곡이지만, 노래방에서는 전부 따라 하려 하기보다는 후렴 부분을 함께 외치듯이 부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고음이 아주 높게 치솟는 편은 아니라서, 힘 있게 부르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도 좋습니다.

ZICO (지코) – 새삥 (New thing) (Feat. HWA SA)

새삥은 발매된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노래방에서 자주 불리는 곡입니다. 전체적으로 리듬감이 중요해서, 랩이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비트를 타며 몇 부분만 확실하게 살려 불러도 충분히 멋을 낼 수 있습니다.

RIIZE (라이즈) – Get A Guitar, Talk Saxy, Love 119

라이즈 노래들은 기타 리프나 색소폰 소리 같은 악기 포인트가 귀에 잘 들어와서, 처음 듣는 사람도 금방 리듬을 탈 수 있습니다. Get A Guitar는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 Talk Saxy는 좀 더 세련된 느낌, Love 119는 감성적인 무드와 트렌디함이 섞여 있어 상황에 따라 골라 부르기 좋습니다.

가창력과 감성 자랑하기: 발라드 추천

한참 신나게 놀다가도, 어느 순간 조용히 앉아서 노래에 집중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가사와 멜로디에 몰입할 수 있는 발라드가 제격입니다.

윤하 – 사건의 지평선

사건의 지평선은 역주행으로 다시 주목받은 뒤,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곡입니다. 후렴 부분에 고음이 몰려 있어서 호흡과 발성이 중요하지만, 가사를 충분히 익히고 감정을 담아서 부르면 듣는 사람들 반응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임영웅 – 사랑은 늘 도망가, 우리들의 블루스, 이제 나만 믿어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임영웅의 곡들은 트로트와 발라드의 분위기가 섞여 있어서, 특별한 창법을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부르기 좋습니다. 사랑은 늘 도망가는 드라마 OST로도 유명하고, 이제 나만 믿어요는 가사가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네는 느낌이라 듣는 이에게 위로를 주는 힘이 있습니다. 목을 너무 힘주지 않고 편안하게 부르면서 감정에 집중하면 좋습니다.

폴킴 – 모든 날, 모든 순간

이 곡은 고백할 때 떠오르는 노래로 많이 언급되지만, 그 상황이 아니더라도 잔잔하게 부르면 분위기가 차분해집니다. 폭발적인 고음보다는 일정한 음정 유지와 섬세한 표현이 더 중요한 곡이라, 무리해서 높이 부르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부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멜로망스 – 선물

선물은 피아노 반주와 감성적인 멜로디가 잘 어울리는 발라드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세게 부르기보다는 앞부분을 차분히 시작해서 뒤로 갈수록 점점 힘을 실어 주면 좋습니다.

N.Flying (엔플라잉) – 옥탑방 (Rooftop)

옥탑방은 밴드 사운드가 살아 있는 곡으로, 후렴에서 한 번 시원하게 터뜨릴 수 있습니다. 고음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노래방 기계에서 음정을 한두 단계 낮춰 부르면 훨씬 편하게 부를 수 있습니다.

정국 (Jung Kook) – Standing Next to You

이 곡은 팝과 R&B가 섞인 스타일이라, 한국어 가사 위주의 발라드와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퍼포먼스까지 완벽하게 하기는 어렵더라도, 리듬을 살려 부르면 충분히 멋을 낼 수 있고, 영어 가사를 또렷하게 발음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듣는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태연 – 사계 (Four Seasons)

사계는 계절의 변화를 사랑의 감정과 함께 그려낸 곡입니다. 처음에는 잔잔하게 시작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이 크게 치솟습니다. 고음 자체도 쉽지 않지만, 가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어느 부분에서 감정을 더 실을지 미리 생각한 뒤 부르면 훨씬 깊은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곡으로 분위기 잡기

노래방에서 최신곡을 한두 곡 정도는 준비해 두면, 요즘 음악을 잘 알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좋습니다. 발매 시기와 상관없이, 실제로 차트와 커뮤니티에서 많이 언급되는 곡 위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이유 – Love wins all

Love wins all은 발매 직후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쓴 곡입니다. 노래 자체가 화려한 퍼포먼스보다는 감정과 보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무대처럼 큰 동작을 하지 않아도 가사에 집중해 부르면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후반부에 고음이 많기 때문에, 앞부분에서 호흡을 아껴 두는 것이 좋습니다.

TWS (투어스) –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이 곡은 밝고 청량한 느낌이 특징입니다. 제목처럼 어딘가 서툴고 설레는 감정이 담겨 있어서, 목소리를 조금 더 가볍고 상큼하게 내면 잘 어울립니다. 크게 어렵지 않은 멜로디 구조라 여러 번 들어 본 사람이라면 금방 따라 부를 수 있습니다.

VIVIZ (비비지) – MANIAC

MANIAC은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중독성 있는 후렴이 눈에 띄는 곡입니다. 너무 힘주어서 부르기보다는 약간 여유 있게, 흐르는 느낌으로 소리를 내면 곡의 분위기를 살리기 좋습니다.

(G)I-DLE ((여자)아이들) – Wife

Wife는 가사와 콘셉트가 강한 곡입니다. 단순히 음정만 맞추는 것보다, 가사에 나오는 태도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집니다. 자신만의 표정과 제스처를 곁들이면, 작은 노래방이지만 하나의 무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LE SSERAFIM (르세라핌) – EASY

EASY는 이미 앞에서 한 번 언급했지만, 최근 트렌드곡이라는 점에서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박자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해서, 음정이 약간 틀리더라도 비트를 정확히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완곡으로 부르기 전에, 집에서 짧게라도 들어보면서 박자감을 익혀 두면 더 수월합니다.

다 함께 외치듯이 부르기 좋은 떼창곡

노래방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마이크를 한 명만 독점하는 시간이 아니라, 다 같이 목청껏 소리를 내는 순간입니다. 이럴 때는 음정이나 실력을 따지기보다는,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이 제일 좋습니다.

AKMU (악동뮤지션) – Love Lee

Love Lee는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곡으로, 후렴 멜로디가 단순해서 한두 번만 들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간단하게 손동작을 넣어 주면, 굳이 춤을 잘 추지 않아도 금방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김연자 –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는 세대를 막론하고 많이 알려진 곡입니다. 트로트 특유의 꺾기 창법을 완벽하게 하지 못해도, 리듬감 있게 “아모르 파티” 부분만 크게 따라 불러도 충분히 신납니다. 부모님 세대와 함께 노래방에 갔을 때도 자연스럽게 모두가 아는 곡으로 이어지기 좋습니다.

장범준 –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이 곡은 기타 반주가 인상적인 노래이지만, 노래방에서는 그냥 편하게 말하듯이 불러도 괜찮습니다. 음역대가 크게 높지 않고, 가사도 일상적인 표현들이 많아서 같이 따라 부르기에 부담이 적습니다.

버스커버스커 – 벚꽃 엔딩

벚꽃 엔딩은 봄 노래의 대표곡이지만, 실제로는 계절과 상관없이 자주 선택되는 곡입니다. 후렴 부분에서 모두가 한 목소리로 부를 수 있어서, 노래방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싶을 때 좋습니다. 중간중간 간주 부분에서는 박수만 쳐도 충분히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IVE, NewJeans, LE SSERAFIM의 대표곡들

앞에서 언급한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의 곡들 대부분은 후렴이 쉽고 중독성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Queencard, LOVE DIVE, Hype Boy 같은 노래들은 처음에는 한 사람이 부르기 시작하더라도, 후렴 구간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도 입을 맞추게 됩니다. 굳이 가사를 완벽히 알지 못하더라도 후렴 한두 줄만 따라 불러도 참여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노래방을 더 즐겁게 만드는 작은 요령들

좋은 곡을 아는 것만큼이나, 노래방을 어떻게 즐기느냐도 중요합니다. 몇 가지 간단한 팁을 곡 선택과 함께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1. 미리 듣고 가사 익혀 두기

노래방에서 처음 듣는 곡을 바로 도전하면, 화면만 쫓아가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평소에 음원으로 한두 번만이라도 들어보면서, 후렴 정도는 자연스럽게 따라 부를 수 있게 해 두면 훨씬 여유가 생깁니다.

2. 음정과 템포 조절 활용하기

노래방 기계에는 대부분 음정과 빠르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원곡 키가 너무 높게 느껴진다면, 음정을 한두 단계만 낮춰도 훨씬 편해집니다. 또, 너무 빠르게 느껴지는 곡은 템포를 조금만 늦추면 가사를 놓치지 않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을 쓰는 것은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에 맞게 곡을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더 편안해집니다.

3. 마이크를 들고 있지 않을 때의 태도

누군가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옆에서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 분위기가 금방 처집니다. 그럴 때는 박수를 치거나, 후렴 부분을 작게 따라 부르거나, 간단한 춤 동작만 보여 줘도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도, 함께 호응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 메이커가 될 수 있습니다.

4. 너무 무리하지 않기

신나는 곡과 고음 위주 곡만 계속 부르다 보면, 금방 목이 쉬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곡 정도 부른 뒤에는 중간중간 템포가 느리거나 음역대가 편한 곡을 섞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마지막까지 목 상태를 유지하면서 즐겁게 노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분위기별로 곡을 준비해 두면, 그날 함께한 사람들의 취향과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곡을 골라 부를 수 있습니다. 누가 더 잘 부르느냐를 겨루기보다,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고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곡 선택과 분위기 만들기를 천천히 연습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