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내와 함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다시 보는데, 중학생 딸이 신기하다는 듯 물어보더군요. “아빠, 북한 사람들은 왜 우리랑 말이 조금 달라요?” 같은 한글을 쓰는데도 낯선 단어들이 들리니 아이에게는 큰 궁금증이었나 봅니다. 분단 8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 남과 북의 말이 어떻게 다르고 왜 달라졌는지, 그리고 북한말이 궁금할 때 참고할 만한 재미있는 사이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북한어 번역기 및 북한말 사전 안내합니다.

남과 북, 왜 말이 달라졌을까?

남북의 언어가 달라진 것은 1945년 분단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남한은 서구 문물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외래어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북한은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언어 정책을 펼쳤습니다. 남한이 서울말을 기준으로 ‘표준어’를 정립한 반면, 북한은 평양말을 기준으로 ‘문화어’라는 독자적인 표준말을 만들어 교육하면서 언어의 이질화는 점차 심화되었습니다.

한반도 지도 이미지

북한의 표준어, ‘문화어’의 주요 특징

문화어는 남한의 표준어와 몇 가지 뚜렷한 차이점을 보입니다.

  • 언어 순화 운동: 한자어나 외래어 대신 고유어를 적극적으로 다듬어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샴푸’는 ‘머리비누’, ‘아이스크림’은 ‘얼음보숭이’라고 하는 식입니다.
  • 두음 법칙 미적용: 남한에서는 단어 첫머리의 ‘ㄹ’이나 ‘ㄴ’ 발음이 바뀌지만(예: 녀자→여자, 락원→낙원), 북한에서는 원래 소리 그대로 ‘녀자’, ‘락원’으로 발음하고 표기합니다.
  • 사회주의 어휘: ‘동무’, ‘어버이 수령님’ 등 북한의 정치, 사회 체제를 반영하는 고유한 단어들이 많습니다.
책과 연필 이미지

북한말 번역기? ‘글동무’ 남북한 언어사전

이처럼 달라진 북한말이 궁금할 때 유용한 것이 바로 ‘글동무’라는 남북한 언어사전 사이트입니다. 문장을 통째로 번역해주는 ‘번역기’라기보다는, 남한 단어에 해당하는 북한 단어를 찾아주는 ‘사전’에 가깝습니다.

글동무 바로가기

예를 들어 한자어인 ‘미소(微笑)’를 검색하면, 고유어 표현인 ‘빙긋이 웃음’이라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외래어인 ‘럭셔리’는 ‘사치스러움’ 또는 ‘고급스러움’으로 풀어서 설명해 줍니다. 이를 통해 문화어의 특징을 재미있게 엿볼 수 있습니다.

글동무 사이트에서 '미소'를 검색한 결과
한자어 ‘미소’는 고유어 표현으로
글동무 사이트에서 '럭셔리'를 검색한 결과
외래어 ‘럭셔리’ 역시 다른 표현으로